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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낯섦[오르한 파묵 저/이난아 역](따뜻하고 감동적 작품)

천예탱 2017. 11. 15. 13:50

내 마음의 낯섦[오르한 파묵 저/이난아 역]


터키 여행을 다녀온 지인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터키의 그 독특한 매력을 잊지 못한다고 하더라.

당장에 우리 마누라만하더라도 터키 여행에서의 추억을 늘 떠올린다.


아무래도 동서양의 만남의 장소이다보니

설명할 수 없는 묘한 매력을 더한데다가

세계적 관광지가 되다보니 볼것도 더 많을것이다.


나는 터키여행하면 떠올려지는건 기구밖에 없다 ^^;;

하지만 가본 사람들은 좋다고 난리~~~


오르한 파묵이란 노벨문학상 작가는 터키 이스탄불 출신의 작가다.

“나는 나 자신을 설명할 때 이스탄불을, 이스탄불을 설명할 때 나 자신을 설명한다.”
-오르한 파묵

그렇게 이스탄불을 사랑한 그가 문화적으로 복잡한 이스탄불의 40년 현대사를 

흥미로운 스토리와 함께 환상적으로 그려 냈다. 

그것도 따뜻하고 감동적으로 말이다.


오르한 파묵은 이벤엔 터키의 전통 음료를 파는 한 소년 메블루트와 가족들의 이야기를 들려 준다.

이스탄불을 살아가는 소시민의 가족이야기.

벌써 마음이 따뜻해진다. 

이 책이 더 기대되는것은 이스탄불이라는 특색있는 도시를 배경으로해서

더욱더 기대가 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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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소개

Orhan Pamuk,Ferit Orhan Pamuk,페리트 오르한 파무크현대 터키 문학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작가이다. 1952년 터키의 이스탄불에서 태어나, 부유한 대가족 속에서 성장했다. 이스탄불의 명문 고등학교인 로버트 칼리지를 졸업한 후 이스탄불 공과대학에서 3년간 건축학을 공부했으나, 건축가나 화가가 되려는 생각을 접고 자퇴했다. 23세에 소설가가 되기로 결심하고 1979년부터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1982년 첫 소설 『제브데트 씨의 아들들』을 출간하여 오르한 케말 소설상과 <밀리예트> 문학상을 받았으며, 다음해에 출간한 『고요한 집』 역시 '마다마르 소설상'과 프랑스에서 주는 '1991년 유럽 발견상'을 받았다. 또한 1985년 출간한 세 번째 소설 『하얀 성』으로 "동양에 새로운 별이 떠올랐다"는 뉴옥타임스 격찬을 받으며 세계적인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1985년부터 1988년까지 미국 뉴욕의 컬럼비아 대학의 방문교수로 지내면서 대부분을 집필한 『검은 책』(1990)은 '프랑스 문화상'을 받았으며, 이 소설을 통해 파묵은 대중적이면서도 실험적인 작가로 터키와 전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1994년 출간된 『새로운 인생』은 터키 문학사상 가장 많이 팔린 소설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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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그는 앞에 있는 어스름한 골목을 향해 소리쳤다.
“맛 좋은 보오자아아!”
-1969년과 2012년 사이 이스탄불의 변화상과 거리 상인의 일생을 직조해낸 웅장한 현대 서사시


1950년대, 돈을 벌기 위해 이스탄불로 수많은 이민자들이 쏟아진다. 그들은 불법으로 변방의 토지를 점거하고 집을 짓는다. 정부 또한 빠르게 성장하는 도시에서 싼값에 일할 노동자들이 필요했기 때문에 이민자들이 숙식을 위해 공터를 공짜로 차지해도 모른 척한다. 중부 아나톨리아의 가난한 마을에 살고 있는 메블루트의 아버지도 그중 하나였다. 1969년, 열두 살이 된 메블루트는 아버지를 따라 이스탄불로 온다. 학교를 다니면서 아버지와 함께 열심히 요구르트를 팔지만 형편은 쉬이 나아지지 않는다. 그저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는 정직한 메블루트는 희망을 버리지 않을 뿐이다. 터키는 그 사이에도 정치, 종교 갈등 속에서 여러 부침을 겪는다. 그러던 중 메블루트는 사촌형의 결혼식장에서 ‘라이하’라는 소녀에게 한눈에 사로잡혀 무려 3년 간 얼굴도 못 본 채 연애편지를 쓴다.



편지를 주고받으며 사랑에 빠진 라이하와 메블루트는 치밀하게 계획을 짜 한밤중에 도망을 친다. 그러나 어떤 운명의 장난인지 번개가 번쩍하며 어둠 속에서 그녀의 얼굴을 처음 보았을 때 그녀는 자신이 사랑에 빠졌던 소녀가 아님을 확인한다. 하지만 메블루트는 티를 내지 않는다. 영문 모를 속임수에 화내지 않고 그저 운명을 받아들이며 심지어 그녀를 사랑하려고 노력한다. 그는 그렇게 삶이 주는 놀라운 선물들을 항상 인정하고 받아들인다. 그녀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가난하지만 행복하게 거리에서 보자(터키 전통음로)를 팔며 살아가는 메블루트. 하지만 어느 날 라이하는 메블루트가 처음 사랑에 빠진 소녀가 자신이 아니라 여동생임을 알게 되며 메블루트의 삶은 또 다시 혼란 속으로 빠져든다.

이 소설은 이스탄불의 변화상과 메블루트라는 보자 장수의 일생을 담아낸 따뜻한 장편 소설이다. 이민자 가족의 내러티브가 생생하게 살아 있는 소설을 통해 이스탄불의 다양한 사람들, 정치적인 재앙과 패배의 산증인들, 그리고 평생 메블루트의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어떤 낯섦이 정교하고 방대하게 이어진다. 

“번개가 치면서 하늘, 산, 바위, 나무, 사방이 먼 기억처럼 밝아졌다.
메블루트는 평생을 함께 보낼 아내의 얼굴을 처음으로 가까이 보았다.”
-맑은 눈, 큰 키에 호리호리한 몸매, 보기 드물게 정직한 소년, 메블루트의 삶


쉴레이만(사촌): 나의 형제, 어리벙벙한 메블루트. “우리는 항상 너를 가엾게 여기고 좋아했어.”
페르하트(절친): 순진한 내 친구. “괴짜지만 마음은 아주 착합니다.”
라이하(아내): “언니는 내가 ‘천사 남편’을 어떻게 만났는지 물었다.” 

가족과 친구들은 메블루트를 이렇게 말한다. 다들 그가 순진할 만큼 착해서 돕기도 하지만 답답해하기도 한다. 그래도 그를 의심하는 사람만은 아무도 없다. 거리에서 번 돈을 한 푼도 빠짐없이 아버지에게 갖다 주는 착한 아들, 누군가의 계략에 의해 아내가 뒤바뀌었는데도 화내지 않는 남자, 친척들의 도움이 없이는 독립하지 못하는 조카, 주차장 경비원, 식당 매니저, 전기료 징수원 등 가족을 위해 무슨 일이든 하는 그는 바로 대책 없이 정직한 메블루트다. 

어느 날 잠시 화장실에 다녀왔다가 거리에 둔 밥 수레가 없어졌다. 경찰들이 압수해 간 것이다. 몇 날 며칠을 속상해서 어쩔 줄 모르던 메블루트를 불쌍히 여겨 악타쉬 가족들은 연줄을 이용해 메블루트를 돕는다. 경찰서에 가 압수된 수레들을 보았지만 자신의 수레가 없음을 알고 메블루트는 빈손으로 돌아온다. 어차피 다 부술 거니 아무거나 가져가라고 아무리 종용해도 수레의 진짜 주인이 자신처럼 세상을 잃은 듯 슬퍼한다고 생각하니 가져올 수가 없다. 

이렇게 착한 메블루트지만 이 소설 전체 맥락을 관통하는, 그의 마음속에 있는 어떤 낯섦은 그의 내적인 복잡성을 보여 준다. 메블루트가 돈이 있거나 없거나 항상 거리에 보자를 팔러 나가는 이유가 그것이다. 그는 거리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묘비와 사이프러스 나무들을 보며 자신만의 상상을 하고 후회하고 그리워하고 멋진 감정에 도취되고 때로는 좋은 사람을 만나 기뻐한다. 그는 때로 궁금해한다. 왜 자신의 머릿속에서는 끊임없이 낯선 생각들이 일어나는 것일까. 

『내 마음의 낯섦』에는 많은 사건들이 담겨 있다. 세계는 그가 이해하기에 너무나 복잡하지만 메블루트는 직관적으로 이 세계를 이해하고 신의 뜻에 따라 정직하기를 택한다. 출생과 죽음, 불화와 사기, 가슴 아픈 일들…… 하지만 그 중심에는 언제나 가족과 사랑이 자리하고 있다. 

소시민적이고 다정한 이 시대의 영웅, 응원할 수밖에 없는 메블루트의 가슴 뭉클한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좁은 거리에서 ‘보오자아아아’ 하고 외치는 그의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오는 듯 생생하게 느껴질 것이다. 

“새로운 길, 철거, 건물, 거대한 광고판, 상점, 지하도, 육교 들의 등장과 함께 
도시에서 그동안 알고 익숙해진 옛 얼굴들이 사라지는 것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아팠다.”
-동서양 문화의, 계급의, 사상의, 종교의 충돌을 간직한 세계의 중심, 이스탄불


이 소설을 통해 부동산 발전의 연대기, 건축물의 변화상, 전기 소비의 역사, 정치적 재앙과 탄압 등 터키 현대사의 굵직한 역사적 사실들을 엿볼 수 있는 것도 흥미 요소 중 하나다. 급격한 현대화를 겪은 서울의 모습과도 닮아 마치 우리의 이야기처럼 공감대가 형성된다. 

오르한 파묵이 즐겨 찾는 ‘충돌’이라는 주제는 이 책에서도 곳곳에 나타난다. 특히 전통과 현대의 충돌을 통해 우리는 한 매력적인 도시의 역사성을 체감할 수 있다. 자본주의가 빠르게 발전하는 탓에 메블루트와 아버지는 깨끗한 유리병에 담겨 수퍼 진열대에 놓인 요구르트에 밀려 요구르트 장사를 접는다. 메블루트가 파는 병아리콩밥은 점점 길에서 먹는 더러운 음식, 즉 가난한 사람들만의 향유물로 전락한다. 
특히 주인공 메블루트에게서 떼려야 뗄 수 없는 터키의 전통 음료 ‘보자’는 1920년대에 오스만 사람들이 먹던, 그야 말로 과거의 유산이다. 메블루트는 정치적인 질문을 하는 손님들의 공세 속에서도 꿋꿋하게 보자는 종교적일 뿐만 아니라 정치적이지 않다고 주장한다. 신실한 마음을 간직하고 사는 그에게 보자는 지혜 그 자체다. 이렇게 오르한 파묵은 메블루트와 가족들의 이야기와 질곡의 터키 현대사를 능숙하게 연결해 낸다. 

이 책은 메블루트뿐만 아니라 그 가족들의, 나아가 도시에 정착한 이민자, 즉 약자들의 이야기다. 각 인물들이 1인칭 독백을 통해 자신을 대변하기 때문에 하나의 사건에도 다양한 시선이 드러난다. 그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이스탄불 시대상이 선명히 그려진다. 오르한 파묵의 소설적 기교, 그리고 지적 풍부함과 능숙함이 돋보이는 수작이다. 따뜻하고 거대한 서사와 몰입감 넘치는 소설이 그리운 사람이라면 『내 마음의 낯섦』을 읽어 보자. 이 소설은 그의 작품을 통틀어 가장 재미있게 읽히면서도 부드럽게 몰두하게 되는 감동적인 소설이다. 
이 책의 번역은 오르한 파묵을 국내에 소개하고 꾸준히 번역해왔으며, 파묵이 직접 터키 문학을 가장 잘 아는 한국 학자로 꼽은 이난아 역자가 맡았다.